페스트 푸드점에서의 씁쓸한 일
한 달 전에 갔을 때 앉았던 그 자리였다. 공교롭게 그 자리에서는 내가 한 달 전에 목격한 일이 유사하게 벌어지고 있었다. 유사? 유사하기 보다는 지난달의 목격담과 오러랩이 되면서 ..씁쓸했다.
대략 한달 전 ......
사람들이 빼곡히 차있어서 두리번거리다가 겨우 빈자리를 찾아 앉게 되었다.
고등학교 1~2학년으로 보이는 딸과 엄마가 함께 앉아있었다. 둘은 같이 앉아 있었지만 ..서로 창밖을 보면서 한숨을 쉬면서 ...각자 햄버거는 포장 그대로였다.
그 시끌벅쩍한 시간 이지만 그곳은 고요가 ...폭풍전야 같은....고요와 냉냉함이 충만했다.
누구라도 그렇듯 나는 그 자리는 피해주어야 할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사람이 꽉 차 있었고 ...어디 다른 자리도 없었서 어쩔 수가 없어서 그냥 앉아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는 우리일행이 할 수 있는 최대한 배려는... 그 쪽 테이블에 대해, “진짜 ....우리는 아무 관심이 없어요”를 보여주어야 할 것 같아서 앞사람 먹으면서 유난스레 열심히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한참 후에 둘이 몇 마디가 오고 간 건지 엄마 혼자 계속 이야기 했는지 서로 무슨 말을 하는 것 같았다. 잠시 후 엄마목소리가 조금 크게 들렸다.
“그래서 ~~~~ 어쩔 건데...정말 ...(한 숨)~~~ 어쩔 거냐구?”
그러나 불길한 예감을 늘 맞아떨어지는 법........
딸은 “왜?” 라는 고성과 함께...큰 소리가 들렸다.
우리 외에 몇몇 사람들은 모두 시선이 자동반사적으로 그 테이블로 향했다.
그 모녀는 타인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는 듯 했다.
“엄마는 늘 그런 식이잖아? 이제는 정말 지긋지긋해 엄마가 사람이야 엄마가 사람이야~~~ 엄마는 내 입장 생각해 봤어 ? 내가 기계야 ? 난 능력이 거기까지라구~~
이제는 엄마가 ~~~ 쫌 ~~~~ 그만 할 때 도 됐잖아..~~~??“
엄마는 사람들의 시선이 느껴졌는지....
“애가 또 그 소리냐 여기는 집이 아니야 그만해 창피하게”
“사람들한테는 창피해 ...? 나한테는 안창피하고 ....“
그 여고생은 엄마가 뭐라하던 한동안 계속 이어져 가고 있었다. 마치 엄마를 세상에 대고 많은 사람들을 향해 고발하고자 하는 것처럼 보였다. 계속 앉아있기가 민망하기도 하여 시간적 여유가 있었지만 우리는 서둘러 자리를 일어섰다. 엄밀히 말하면 자리를 비켜준 것이 맞았다.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두 모녀사이에는 의사소통이 되지 않은 뭔가의 깊은 골이 ..아주 오래된 것 같았다.
며칠 전 .........
초등학교 3~4학년 쯤 되 보이는 남자 아이와 엄마...
아이는 햄버거를 먹으면서 숙제? 아무튼 문제집 같은 것을 풀고 있었다. 그리고는 잠시 후에 엄마는 채점을 하기 시작했다. .... 채점을 하시면서 이야기가 들렸다. 목소리가 조곤조곤 하였지만 낭낭한 목소리여서 인지 잘 들렸다. 분명히 말하건데 톤은 화난 것 같지 않은데.....왠지 화난 것처럼 느껴졌다. 내용도 또박 또박 잘 들렸다.
“휴~~ 이거 또....넌 왜 이러니 같은 걸 계속 .... 휴~~~. 너 잘들어...애들 놀 때 너도 놀고 애들 잘 때 너도 자고 ...그러면 성공 못해 ...... 성공..? 일단 넌 00 고등학교 간다면서(아이는 누가뭐래도 초등학생입니다) ....내가 가라고 했니? 니가 가고 싶다고 했잖아~~(나는 분명히 알 수 있다. 그건 엄마가 ..아이 입에서 나오게 만들어 놓고 책임 추궁한다는 것을.....) 이래가지고 .... ”
안경 넘어 아이는 눈만 껌뻑이고 아무소리 하지 않고 듣고 있었다. 다행히? 우는 것 같지는 않았다. 울음마져 포기한 듯 보였다. 그리고도 설교는 한참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어서 일어나 ...시간 다 됐다. 오늘은 정신 똑 바로 차리고...엄마가 이따가 선생님한테 전화할 꺼야....” 아이는 문제집을 받아서 가방에 넣고 엄마를 따라 나섰다.
나는 간절히 빌었다.
아이가 체하지 않기를....
또 하나는 대략 몇 년 후에 ...
지난달에 목격한 母女의 모습이 이 母子간에는 일어나지 않기를......
반성합니다. ㅠㅠ